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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지_건약

여는 글 - 반성하랍니다

[2010 봄호]

[여는글]

반성하랍니다.

 

회장 송미옥

 

반성하랍니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반성하랍니다.

시대를 역행하다 못해 왕조시대의 절대 권력까지 회귀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좌파니 빨갱이니 하며 국민을 솎아내는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 반성해야 할 국민과 아닌 국민으로 또 나누었습니다.

 

분할통치.

강하고 힘있는 권력이 주로 사용하는 교활한 정치수법입니다.

이제 정확히 30년 전이었던 80년 5.18 민주화운동을 겪으면서 우린 광주와 광주 아닌 지역으로 광주사람과 광주사람 아닌 국민으로 갈라졌었습니다. 5.18 운동이 광주민중항쟁이 아닌 전 국민이 기념하고 그 뜻을 잇는 국가적 기념일이 된 지도 십 수년이 지났건만 지금 권력을 가진 자들은 그 기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삼성공화국을 얘기합니다. 아니 이건희 왕조를 얘기합니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 삼성은 오히려 선출권력의 하수인이 아닌 이제 독자적인 공화국 그 보다 더한 왕국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수출산업의 1등 공신으로 포장된 삼성왕국의 반도체 공장의 진실을 조금 들추고자 합니다. 하지만 아주 잔인하게 들춰집니다. 삼성 반도체 노동자의 시신에 기대 살아서 말하지 못한 진실을 아주 조금 이야기 합니다.

 

경제는 국민을 옭아매고 정치는 국민을 조롱합니다. 광장을 잃어버린 우리는 각자 골목길로 흩어져 있습니다.

 

2008년 촛불을 거치면서 자신감을 얻은 자는 누구일까요?

2008년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돈 번 자는 누구일까요?

 

2010년 6.2 지방선거는 잃어버린 광장을 찾고 숨죽였던 촛불을 다시 들고 나올 수 있는 지지대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거만하고 잔인한 권력의 하수인들부터 우리 동네에서 쫓아냅시다.

 

우리 지역 강줄기를 귀하게 여기고, 내 자식이 아닌 우리 자식들을 귀하게 여기고, 우리가 몸담은 보건의료의 천박한 경제논리를 거둬낼 수 있는 사람을 뽑읍시다. 2010년 6.2 지방선거라는 산 하나를 잘 넘어 다음 산을 넘을 수 있는 충분한 기본기를 갖추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결국 우리의 반성은 이런 산을 넘고 넘으면서 역사 앞에서 이루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