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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지_건약

건약법인화를 제안하며 - 포럼 후기

[2010 봄호]

[칼럼]

“건약 법인화를 제안하며” 포럼 후기

조직국 김태원


지역 분회를 찾아다니며, 회원들을 만나기 위한 첫걸음으로, 지난달 4월 30일, 성남분회에서 ‘건약이 꿈꾸는 사회, 건약포럼’이 열렸습니다. 그동안 매번 서울 이화동 건약 사무실에서만 월례행사격인 포럼이 진행되었기에, 성남, 송파, 부천 등 분회 회원들이 참여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마침 11기 총회 때, 성남분회의 김미희 선배님께서 건약포럼등을 통한 지역순회활동에 대한 의견도 있었고, 같은 분회의 하성주 선배님께서 대한약사회(이하 대약) 선거제도 관련하여 대약을 대신할 의료, 시민을 아우르는 조직체에 대한 고민해줄 것을 제안한 바 가 있어, 이번 4월 포럼은 성남에서 ‘건약의 법인화’라는 주제를 가지고 힘께 토론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포럼 때 함께했던 성남분회 분들은 하성주, 강봉주, 유정희, 김미희 회원님, 그리고 지난 촛불 때 하성주 약사님과 함께 광화문에서 뵈었던 김일웅 약사님이 오셨었고, 중앙에서는 송미옥 회장님,. 천문호 부회장님, 임명희 사무국장님, 박은희 차장님, 황해평, 정동만, 강아라, 최진혜, 그리고 저까지 7명해서 모두 13명이 모였습니다.

 


참, 아직 성남에 와보지 못한 회원들을 위해, 성남의료생협 공간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말씀드려야겠네요. 일단 성남 중심가의 고층빌딩의 9층에 자리 잡은 성남의료생협은 신발 벗고 들어가는 넓은 방에, 냉장고, 싱크대등이 갖추어져 있고 작은 테이블과 방석들이 있어 공부를 할 수도, 세미나를 할 수도 있는 공간이 있으며, 피곤하면 잠시 누울 수도 있고, 그곳에서 모꼬지 방처럼 둥글게 앉아 공동체 놀이도 할 수 있는 넓고 깔끔한 공간이었습니다.

 

포럼 발제는 저와 하성주 약사님이 나누어서 했으며, 제가 맡은 부분은 사단법인의 신청을 위한 규정과 절차 및 타 단체(인의협, 병원약사회) 사례를 이야기했으며, 하성주 약사님께서는 건약의 법인화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송미옥 회장님의 사회로 법인화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하성주 약사님의 발제 내용을 살펴보면, 건약의 이념과 지난 20년 동안, 그리고 지금의 활동들에 대해서, 그리고 공공의료체계 보다는 시장의료체계를 도입하려는 한국사회 의료정책의 흐름들, 현재의 의료행태 및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언급과 마지막으로 당면한 약계현안에 대약과 건약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더불어, 건약의 약사들, 진보적인 약사들이 대약의 테두리 안에 남아서 건약 활동을 하는 것에 만족할 것인지에 함께 고민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난 뒤에 후기를 쓰는 것이기에 기억이 어렴풋하지만, 자유롭게 여러 얘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회원들의 의견이 수렴되기 보다는 몇몇 사람에 의해서 움직이는 대한 약사회, 올바른 약사상을 정립하고 전문카운터 추방에 앞장서야 하는 대한약사회가 되지 못한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비판부터, 대한약사회로부터 받는 것은 매주 받아보는 약사공론뿐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대한약사회의 올바른 역할은 과연 무엇일까. 마침 이번 5월 2일에 있었던 전국약사대회 행동강령의 첫 번째가 “우리 약사들은 언제나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면서 진정 국민을 위한 약사직능을 실천한다”이던데, 과연 약사회가 건강사회를 위해, 국민들을 위한 약사로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제 역할을 하는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건약이 또는 진보적인 약사들이 대한약사회에 직접 참여하여, 우리가 원하는 대한약사회로 변화시키는 것이 나을지, 그렇지 않다면 대약과 병립적인 다른 약사단체로서 건약을 사단법인화 함으로써 그동안의 대한약사회라는 하나뿐인 선택지에서, 많은 약사들이 본인의 생각과 보다 맞는 약사단체를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것은 어떨런지에 대한 얘기가 있었습니다. 전문카운터 없는 약국을 운영하여 국민들의 신뢰를 높이고, 약계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보다 나은 건강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의료민영화 반대나 보장성 확대에도 힘쓰고 말이죠. 더불어 지역사회에서 약사들이 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많이 개발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작년 가을에 포럼 주제였던 건강관리약국처럼, 혹은 광전지부에서 진행했던 시범사업 결과를 보완해서 더 나은 프로그램들을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고로, 이처럼 건약이 대약을 대신할, 대등한 사단법인이 되기 위해서는, 대약의 연수교육이나, 2003년에 복지부로부터 사단법인 인가를 받았던 병원약사회처럼 연수교육을 진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단법인이 되면, 재정보고 및 회계처리의 경우도 이전보다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간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성남의료생협에서 4월의 마지막 날 늦은 9시부터 진행되었던 포럼에서 ‘건약 법인화’에 대한 뚜렷한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지난 총회 때 제기되었던 ‘건약 법인화’에 대해 의미를 곱씹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며, 이 논의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조직이 단체가 되려면 지속적으로 가져가야하는 의제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더 나은 모습이 꼭 법인의 형태가 아닐지라도.

 

끝으로, 포럼이 끝나고 난생 처음 먹어보는 홍어회와 김치찌개 그리고 막걸리로 푸짐한 뒤풀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성남분회의 하성주&강봉주 약사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두 분의 인자한 모습처럼, 유쾌하고 따뜻한 정담도 참 좋았어요.^^ 더불어 선거운동으로 많이 바쁠실텐데, 먼저 오셔서 서울에서 오는 중앙회원들을 맞이해주신 김미희 선배님 감사드리구요, 다가오는 6월 2일에 꼭 좋은 소식 전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참고로 현재 건약은 비영리 기타(임의) 단체입니다.

* 참, 건약포럼을 유치하고 싶은 분회에서는 건약 사무실로 미리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