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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슈& 알아야할세상

칼바람 맞으며 바람잡이로 활약하다!



지난 23일(금) 저녁 7시부터 서울역에서 시작된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규탄 첫번째 범국민 추모대회'에서 많은 분들의 분노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역 광장과 열차와 전철을 타러 올라가는 계단까지 가득메운 사람들이 때맞춰 불어닥친 매서운 칼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명박퇴진!' '독재타도!'를 외쳤습니다.
고향가는 시민들이 지나는 에스컬레이터를 향해 3시간이 넘도록 목이 쉬어라 외치더군요. 30분만 서 있어서도 발이 시려울 정도의 추위에 3시간이 넘게 한 자리에 서서 소리치다니... 강추위도 금방 녹여낼 것 같은 기세였습니다.

'집안에 전경 자식을 둔 부모님들, 아들이 휴가나오면 복귀시키지 말고 유럽쪽으로 망명 보내세요! 2~3년만 있다가 돌어오면 민주투사 됩니다!'라고 어떤 아저씨가 손으로 갈겨쓴 피켓 문구가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촛불문화제를 마치고 경찰의 완전한 봉쇄로 당초 예정된 용산역으로의 행진이 어렵게되자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전철을 타고 종각으로 이동했습니다. 맞춰서 일제히나가기로 한 시간에 보신각으로 나가 보니 '허걱'... 이미 경찰버스와 전경들로 인도까지 막아서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본 대오는 서울역 봉쇄를 뚫고 충정로에서 신촌으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얼마 안된 보신각쪽 사람들은 경찰의 시선을 돌리기위한 '바람잡이'였던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맡은 바 소임(?)을 다했기에 그렇게 허무하진 않았습니다.

다시 신촌으로 가기에는 시간 거리상 어려울 것 같아 함께하신 회원분들과 인근 호프집으로 이동해 자체 결의대회 겸 뒷풀이를 가졌습니다. 31일(토)에 있을 2차 대회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면서 말이죠~~

사진에 보이는 펼침막에 '여기 사람이 있다'라는 글귀가 있는데... 다시 한번 '진압이 아닌 구조였다면...' 이처럼 사람들이 허무하게 죽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