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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제도및복지정책

민영화는 안하는데 선진화는 하겠다??

 

모 보건대학원에서 보건정책을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어제(6월 19일) 이명박 대통령이 “의보민영화”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만, 6월 22일날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리는 1000명 규모의 “제1회 서울국제의료서비스산업포럼”을 보면 그것도 거짓말일 가능성이 큽니다.



▣ 행사 개요


▶ 행사명 : 제1회 서울국제의료서비스산업포럼

                Seoul International Medical Service Industry Forum

▶ 주   제 : 의료서비스, 우수 경제재(economic goods)로의 도약

               - 의료서비스산업의 현주소와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

                   • 성공 모델 제시에 따른 의료서비스산업의 글로벌화

                   • 의료서비스산업 성장 촉진을 위한 개선안 제안

▶ 일  시 : 2008년 6월 22일 일요일

▶ 장  소 :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호텔 그랜드볼룸

▶ 주  최 : 파이낸셜뉴스, 문화체육관광부, 대한네트워크병의원협회

▶ 후  원 : 보건복지가족부, 서울특별시, 한국관광공사, 대한병원협회,

               다국적기업최고경영자협회, 한국제약협회



아침 8시부터 시작되는 행사에는 문화관광부 유인촌장관과 지식경제부 이윤호장관이 환영사를 하는 군요.


연자들은 모두 글로벌 의료마케팅기업의 대표이사, 미국병원체인의 대표이사 등 의료를 상품으로 사고파는데 몰두하는 사람들이네요. 한마디로 말해서 한국의료시장의 “장날”인겁니다.


주제는 ‘의료서비스를 “관광상품”화 하기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정도 되겠습니다.


당연히 기존의 비영리법인이었던 병원을 영리화한다는 답까지 나와있더군요. 이날 포럼의 주요 내용 중 하나니까요.




이명박이 말한 것 중에 우리를 헷갈리게 하는 것이 “민영화”는 하지 않겠지만 “선진화”는 하겠다는 것입니다. 어제(오늘?) 백분토론에서도 이야기 된 것이지요? 물론 속내는 민영화하겠다는 것임을 주열사가 토로해 주셨습니다만,


“선진화” 혹은 “산업화”가 왜 “민영화”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지를 제가 아는 선에서 의료부분을 가지고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우선 의료보험 민영화라는 것은 직접적으로 해석하자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민간에게 매각해서 운영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또 그 속에는 건강보험당연지정제의 폐지, 민간보험의 활성화를 통해 결국 건강보험을 유명무실하게 하는 것도 의료보험 민영화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의료선진화 혹은 산업화란 무엇인가 하는 점인데요. 아주 긍정적으로 해석해서 위에서 열리는 포럼처럼 의료서비스를 영리법인을 통해 전달하여 의료를 산업의 측면에서 발전시킨다는 의미입니다.


정리하자면, 의료민영화의 내용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들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 의료보험민영화:

  1) 건강보험공단의 민영화--하지 못하겠지만, 지금 통합되어 있는 공단을효율성 등의 이유로 여러개로 찢을 수는 있을 듯. 그러면 형평성은..눈물좀 닦고요.

  2) 민간보험의 활성화---영리법인과 연동해서 봐야함.

  3) 당연지정제 폐지--영리법인, 민간보험과 같이 연동해서 봐야함.

2. 의료서비스 영리법인화--하겠다고 하고, 이미 제주에서는 이와 관련된 조례를 통과시키려 하고 있음.

3. 공공의료(국공립 대학병원, 보건소, 지방공사의료원 등) 축소내지는 민간위탁: 지금도 하고 있음. 


뭐 이런 내용입니다. 이중 2번이 산업화의 맥락인 것인데요, 문제는 그것이 의료민영화가 가지게 되는 모든 문제의 어머니라는 점입니다.


물론 그 동안도 병원이 영리를 추구하지 않았는가 할 수 있지만, 비영리법인과 영리법인은 그 목적 자체가 다릅니다. 비영리법인에는 국가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투자를 하면 그 경영이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다시 비영리법인에 써야만 합니다. 그런데 영리법인은 당연히 이익을 주주들에게 돌려줘야 하고 그 목적도 주주들에게 투자한 이상의 수익을 뽑아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투자이상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 번째로 의료서비스의 가격을 병원이 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은 수가라고 해서 정부와 협의 하에 만드는 고정가격이 있지만, 영리법인은 서비스를 약간만 다르게 제공하면서 받고싶은대로 받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병원은 국민건강보험환자나 의료급여환자를 받기 싫어집니다. 국민건강보험환자나 의료급여환자는 국가가 정한 수가대로 진료를 해야 하니까요.


따라서 국민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폐지되겠죠. 그 의미는 이제 건강보험들고 갈 수 있는 병원이 별로 없어지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면? 병원들은 또 비싼 민간보험을 또 도입하자고 하겠죠? 지금도 민간의료보험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는 건강보험이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에 한해서만 제공되고 있습니다. 영리법인 이후, 당연지정제 폐지 이후의 민간보험은 그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돈 있는 사람은 더 많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비싼 보험에 들겠죠.


그러면 그 사람들은 건강보험료 내고 싶을까요? 자기들은 비싼 민간보험사서 비싼 병원에만 다니는데 건강보험료 내고 싶지 않겠죠.


그래서 건강보험이 파탄이 오게 되는 것입니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가난한 사람이 더 많이 아픕니다. 물론 의료서비스는 부자들이 더 많이 이용하지만요. 그런데 부자들이 다 빠져나간 건강보험은 지금처럼 소득비례로 해서는 유지가 되지 않겠죠.


아주 제한적으로만 서비스가 공급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러면 “식코”영화의 현실이 그대로 펼쳐지는 것이죠. 그게 바로 의료민영화지요. 의료의 생산, 공급, 유통, 소비가 모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기업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시스템...


이제 수술에도 브랜드 네임(ex. 강’s 제왕절개---6월말까지 한정특별할인 50%)이 생길 것입니다. 이것은 농담이 아니고 이미 변리사들이 공공연히 하는 이야기예요.



현재 정부의 논리는 영리병원을 만들어서 중국의료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은 의료산업화지 의료민영화가 아니라는 답을 합니다만, 그것은 말 바꾸기에 불과합니다.


중국시장, 벌써 미국 유럽의 유수병원들이 들어와 있으며 혹은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왜 말도 안 통하는 한국에 와서 진료받습니까?


의료산업화의 진실은 위에서 말한 그림을 위해 첫 번째로 내세우는 논리일 뿐입니다. 그래서 보건복지부는 후원으로 슬며시 물러나 있고 문화체육관광부를 앞세운 것이지요. 의료산업화 하고 싶으면 국내제약기업, 국내병원들 해외진출해서 외화벌면되지, 왜 국내 의료법을 뜯어고쳐 영리법인을 허용하려는 무리수를 두려고 하는지요?



적어도 이날 이 행사가 무사히 치러져서...한국애들은 다 영리법인 찬성하나봐..라는 헛꿈을 꾸도록 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해서 누가 좋아지는지는 뻔하지 않습니까? 이명박의 영원한 친구들...강부자 고소영들이지요...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민간보험사 그리고 막대한 자본투자가능한 대형병원 및 그 체인들 돈을 쓸어담을 것입니다. 

제약기업? 제약회사 나름이겠죠. 그리 큰 재미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왜냐? 민간보험이 돈을 많이 남기기 위해 일반진료에 들어가는 약은 가장 싼 값을 요구할 테니까요.

의사? 의사나름이겠지요. 엄청난 경쟁에 내몰리게 될 것입니다. 물론 강’s 제왕절개로 특허라도 받아놓으면 떼돈..zz

국민? 대다수는 눈물밖에 안나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이가 썩어서 한밤중에 무척 아팠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할머니께서 콩기름을 끓이셔서 창호지에 묻혀 그것을 물고 있으라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국민건강보험, 지금도 불만 있는 거 사실입니다. 오죽하면 보험이 아니라 할인제도라는 말까지 이 바닥에서 나도니까요. 그러나, 그러나, 전국민이 모두 가입하는 보험, 이것은 정말로 소중한 사회적 연대의 경험입니다. 지금보다 수입조사를 투명하게 해서, 형평성을 더 높여서 보험료를 잘 걷고 운영하는 게 우선입니다. 다국적 제약기업들의 터무니없는 약값에 대항할 무기들을 만들어 우리의 소중한 재정이 새나가는 것을 막는 것이 우선입니다. 지금 당장 적자난다고, 국민들 불만 많다고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고 또 민간에 떠넘기는 짓을 하면 안되죠.


건강은 인간이 행복을 누리는데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될 조건입니다.


“...도달 가능한 최고수준의 건강을 향유하는 것은, 인종, 정치적 신념, 경제적 또는 사회적 조건의 구별 없이, 모든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다....” - 세계보건기구헌장 전문(1946)


약이 있어도,  살릴 수 있는 수술이 있어도...돈이 없어 죽어야 한다면, 그것은 가장 기본적인 생명권에 대한 도전입니다. 이윤보다 생명입니다.


이런 가치를 정말 우리가 원한다면 건강보험 당연히 유지해야 하고, 산업화 논리에 놀아나서도 안됩니다.

 

하여튼 대놓고 거짓말도 한두번이지, 일요일날 이런 행사를 장관 두 명이나 나와서 성대하게 치르면서 눈물글썽이며 ‘자책’한 게 무엇인지.. 열받아서 올립니다.


이명박 대통령 아마도 한마디 할 것 같습니다. “돈없으면 아프지 마세요!! 아픈건 네탓!!”


<출처; 다음 아고라 토론방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jsessionid=76206658CA2C3CFDDB202D80FBCF8F11?bbsId=D101&searchKey=&resultCode=200&sortKey=depth&searchValue=&articleId=1836430&TOKEN=e7a9b81b3910abd9d2a2ea78ba9a9&pageIndex=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