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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슈& 알아야할세상

건약, 일상속에서 언론개혁의 촛불을 들다.

건약, 일상속에서 언론개혁의 촛불을 들다.

 

_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회원 윤영철

1. 촛불로 타오르는 언론개혁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동네 건강지킴이인 약사로서, ‘광우병쇠고기 수입반대 및 재협상’과 ‘의료의 민영화 반대’를 한결같이 이야기해왔던 것처럼 수구언론 조중동의 불공정보도를 바로잡기 위해 조중동에 광고를 게재하여 이득을 주는 제약회사의 제품을 약국에서 판매하지 않을 것이다. 약국에서의 비록 작지만, 소중한 풀뿌리 불매(不賣)운동을 함으로써 네티즌들이 연 정당한 소비자주권 운동에 동참하고자 한다."

지난 6월23일 어느 때처럼 우리 건약의 입장에서는 평소와 다름없는 수준의 어찌보면 평범한 논평을 내었다. 하지만 그 반향은 엄청났다. 논평이 발표되자마자 건약 홈페이지에는 2-3일사이에 1500여건의 글들이 쇄도했으며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들이 쇄도했다. 이는 이제껏 건약이 겪어 보지 못한 일 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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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이권을 챙기는라 사회의 부조리 앞에서

침묵하는 지식인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는데....

오늘, 행동하는 양심을 지켜나가시는 약사님들께

감사와 존경을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두아이의 엄마)

 

함께 해 주셔서 너무 힘이 됩니다(청주댁)

 

속이다 후련합니다. (umblue)

 

이런 실천이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김영철)

 

 

'토론의 성지'라고 자부하는 아고라에는 단연 건약이 화두로 떠올랐고, 언론개혁운동 사이트의 회원들은 우리들의 논평을 다른 사이트로 퍼 나르기 시작했다.

 

무엇이 이런 일들을 가능하게 했을까? 촛불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의 캠프데이비드별장의 숙박료로 지불된 국민의 건강권과 주권의 문제에 대한 저항은 소위 말하는 시민단체나 진보운동세력으로 부터 시작되지 않고 여중고생들의 자그마한 촛불로부터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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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냘픈 소녀의 손에 들린 1개의 촛불이 100여개의 촛불이 되고 수천개, 수만개, 수백만개의 촛불로 타올랐으며 마침내 이명박정권을 집어 삼킬 듯이 활화산처럼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에 당황한 보수세력과 조중동의 대변되는 수구언론들은 여느 때처럼 소위 "촛불배후론" "좌파선동론"을 주장하였으나, 이것이 자신들에게 불길이 옮겨 붙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한 조각 뼛조각으로도 "광우병공포"를 떠들어 대던 그들이 "미국소는 값싸고 맛있고 안전하다"라고 말을 바꾼 것이었다. "바뀐 것은 정권 뿐"인데 그들의 말과 행동은 그 전 정권 때와는 180도 다른 태도를 보였던 것이다. 이런 그들의 급변한 태도는 국민들로 하여금 조중동의 해악을 직접적이고 강렬하게 인지시켰으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촛불은 청와대와 함께 조중동으로 향하게 했다.

 

수구언론에 대한 개혁운동은 1997년 강준만의 "김대중 죽이기"라는 책에서 시작된다. 안티조선운동은 1998년 최장집교수에 대한 월간조선의 사상검증에 대한 조선일보기자의 강준만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 홍세화가 한겨레신문 칼럼에 "나도 고발하라"라는 운동이 펼쳐지면서 2000년 안티조선 지식인선언운동 등으로 발전하게 된다. 하지만 대중적인 운동으로서 자리를 못 잡은 것도 사실이다. 이는 안티조선운동세력의 분열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 대한 입장차가 안티조선운동진영 분열을 가져온 것이다. 변희재 같은 자들의 갑작스런 변절도 전선을 무너트리는데 일조를 하였다.

 

지금 수구언론과 조중동의 사설 흥신소 역할을 자임한 검찰들의 난동을 보면 그들의 위기감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10여년의 언론개혁운동도 못해낸 일들을 불과 50여일 만에 촛불들이 해낸 것이다. 건약의 논평도 사실은 촛불과 네티즌이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이다. '춤추는 구름'이라는 분이 '삼진제약과 조중동'이라는 글을 사랑방에 올린 것이 촉발하게 된 것이다.

 

6월10일을 기점으로 촛불이 주춤하는 사이에 경찰들을 몽둥이와 군홧발, 물대포를 시민들에게 휘두르기 시작했으며, 검찰과 수구언론들은 시민들을 폭도로 네티즌의 항의운동을 테러로 규정하며 본격적으로 탄압을 가하기 시작했다. 촛불들이 고립되어 가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을 때 건약의 논평이 나왔고 이는 언론개혁운동세력에게는 단비와 같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탄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수사범위가 광대했던 삼성특검에는 불과 4명의 검사를 동원했는데, 조중동 불매운동에는 무려 5명의 검사들을 동원하고, 모든 자료들이 인터넷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상식과 법리에 어긋난 권력남용을 그들은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검찰청홈페이지는 "나도 잡아가라"는 실명의 글들이 매일 수백 건씩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그들을 "조선일보 서초지국"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임채진 검찰청장을 "서초지국장"이라고 놀리고 있다.

 

지금은 수구언론과 언론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일대 격전의 지점에 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구언론이 권력자들을 앞세워 노골적인 이간질과 탄압도 그 강도를 더 해가면 더해 갈수록 국민들의 저항도 집요해질 것이다. 이는 그간의 언론개혁운동이 명망가 위주의 선언식 운동이었던 반면 시작과 발전이 풀뿌리부터 생겨난 운동이기 때문에 그들이 아무리 싹을 잘라내도 새로운 싹이 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변화했다고 생각한다.

이는 촛불의 가장 큰 성과일 것이다. 언론개혁운동은 민주주의운동의 시작이고 또한 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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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건약 언론개혁운동의 촛불을 들다.

 

건약은 언론개혁운동을 초창기부터 지원해온 몇 안 되는 운동단체 중에 하나라고 자부한다. 1997년 안티조선운동이 천리안과 하이텔 등의 건약 커뮤니티에서는 꾸준히 수구언론의 해악에 대해서 논의를 해왔다. 그리고 2000년 "조선일보기고 및 인터뷰 거부운동"에 참여했고, 그 이후로 건약은 조선일보에 기고는 물론이고 인터뷰를 거부하고 있으며, 보도 자료의 배포도 하지 않고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조선일보에 대한 기고나 인터뷰금지에 대한 논란이 진보진영에서 크게 일어난 적이 있다. 강준만이 조선일보에 글을 싣는 진보지식인에 대해서 "매판진보"라고 거세게 비판을 할 때에도 너무 심한 것 아니냐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그 이유로는 조선일보 독자들에게도 진보적인 의견을 들을 기회를 제공해야한다는 것과 조선일보의 영향력을 진보세력들이 이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었다. 즉 진보진영이 조선일보를 배척하면 다수의 국민들에게 우리의 의견을 제시할 공간을 스스로 차단함으로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던 것이다. 언론개혁 초창기에는 강준만같은 운동권과 거리가 먼 지식인들이 오랜 세월 민주화운동에 헌신적으로 투신해온 진보인사들을 조선일보에 기고했다는 이유만으로 매도한다고 크게 성토하기도 하였다. 경실련과 참여연대와 같이 언론을 이용한 시민운동이 번성했던 것도 시민단체들이 적극적으로 펼치지 못하게 한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강준만을 비롯한 언론개혁세력은 진보지식인의 조선일보에 대한 기고나 인터뷰는 그들에게 공정한 언론이라는 잘못된 이미지를 심어 주어서 오히려 그들의 영향력을 키워주는 행위라고 비판한다. 자신들의 수구적인 이미지를 가리기 위해서 얼굴 드러내기 좋아하는 지식인들을 이용하는 것으로 오히려 진보적인 담론을 수구들에게 맡김으로서 진보세력의 영향력을 떨어트리는 행위라고 비판한다. 무엇보다도 수구적인 그들의 이익에 봉사함으로서 자신들의 글과 행위를 스스로 배신하는 행위를 하는 것이라는 비판이다.

 

하지만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 들어서 그들의 진보세력에 대한 모략과 음해, 무엇보다 자신들과 진보세력에 대한 이중 잣대를 들이댐으로서 수시로 말을 바꾸는 뻔뻔한 태도는 일반 국민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고, 진보적인 과제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장애물이 바로 수구언론이라는 것이 명화해지면서 이런 논란은 자취를 감추게 된다.

 

건약도 역시 초기에 '웬 뜬금없는 안티조선?'이라는 분위기가 없지 않아 있었다. 담론을 다루는 운동단체가 일개 상품에 대한 안티운동을 벌이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 단체에 비해서 그리 어렵지 않게 언론개혁운동에 동조하게 되는데 90년대 한약분쟁을 겪어오면서 많은 언론을 대해온 경험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침소봉대와 본질과 다른 이슈를 이용한 부당한 보도 등으로 기존 언론에 대해 상당히 많은 피해의식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때는 한겨레도 우리들에 대해서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그래서 직접 논설 위원실을 항의 방문한 적도 있다.) 그만큼 언론에 대해서 고민을 일찍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건약의 안티조선운동은 "기고 및 인터뷰 거부"에서 크게 진전되지 못했던 것도 엄연한 현실이었다. 조선일보에 대한 구독거부운동도 벌였지만 매우 제한된 내용과 형식으로만 진행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 6월 조선일보에 대한 광고를 하는 의약품에 대한 불매(不賣)운동은 우리에겐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라 할 수 있다. 구독거부운동은 매우 제한적인 영향력을 미치지만 (물론 지속적으로 벌이면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것 역시 구독거부운동이다.) 광고주 불매운동은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조선일보에서 특정한 회사이외에 의약품광고가 사라진 것은 그 실례라고 할 수 있다.

 

불매운동은 무엇보다 집회장에서 하는 캠페인이나 성명서 발표와 같은 상징운동이 아니라 우리들의 삶의 현장에서 매일 벌어지는 운동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약국에서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고 매일매일 우리의 삶과 함께하는 운동이기에 그 영향력은 그 어떤 것보다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

 

건약은 이제 단 한개의 촛불을 우리 생활 현장에서 켜기 시작했다. 이 촛불이 언론개혁을 향해 들불처럼 번지도록 하는 것은 순전히 우리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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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의약품 불매운동, 약사윤리를 묻다.

 

우리의 논평이 나간 다음날 제약협회는 "기업 활동이 자유로워야 건강한 사회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일부 약사의 주관적인 정치관과 언론관에 의해 의약품 접근성이 고의로 차단되는 사회는 건강하지 못한 사회다."라면서 비난을 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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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약사로서 자신의 정치적, 종교적, 도덕적 신념에 의해 환자의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약사의 기본 윤리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그들의 비난은 일면 감수해야할 것처럼 보인다.

 

의사들의 히포크라테스선서에도 "나는 인종, 종교, 국적, 정당정파,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게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라는 내용이 있다. 건약 회원들의 참약사 선언문에도 "나는 약사로서 내가 가지고 있는 전문가적 지식과 기술을 모든 인류가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사용할 것을 서약한다. "라는 구절이 있다.

 

약사의 도덕적 관점과 환자의 권리가 충돌한 사건이 2005년 미국에서 벌어졌다.

미국의 일부 약사들이 창구에서 피임약 처방전을 갖고 오는 환자들에게 사후 피임약, ‘모닝애프터’ 판매를 자신의 종교적 도덕과 충돌한다는 이유로 조제를 거부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여성의 출산권과 관련, 약사들이 자신의 판단 아래 의약품 판매를 거부할 권리와 여성들이 의사의 처방에 따라 의약품을 매입할 권리를 둘러싼 논란으로 번졌다.

2006년에는 사후 응급피임약 조제를 거부한 4명의 일리노이 주 약사는 부당하게 해고됐다는 이유로 미국 최대의 체인약국인 월그린을 고소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들 사건 때문에 전국적으로 주(州)의회에서 입법을 통해 양심법에 따라 약사들이 처벌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하는 지, 아니면 그들에게 약사로서 의무 이행을 강요해야 하는 지를 놓고 정치적인논쟁까지 빚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보도에 의하면 현재 미국에서는 애리조나, 텍사스, 사우스다코타, 위스콘신, 아칸소, 테네시, 조지아, 인디애나, 웨스트버지니아,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등 11개주에서 약사들이 자신들의 개인적, 도덕적, 종교적인 믿음에 어긋난다고 믿는 약품들의 판매를 거부할 권리를 인정하는 법을 제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미주리, 뉴저지 등은 약사들이 의무적으로 처방전에 적힌 의약품을 판매하도록 하는 법을 제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한다.

 

이 사건은 약사의 사회적 역할과 의무와 그의 양심이 충돌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점에 대한 윤리를 시험하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건약에서 펼치고 있는 이 운동은 위 사건과 같으면서도 매우 다른 형태를 띠고 있다. 같은 점은 약사의 양심에 따라 의약품 판매를 거부한다는 점이고, 다른 점은 응급피임약의 경우 대체가능한 수단이 없으므로 환자의 권리를 직접적으로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이고, 우리들이 거부하고 있는 의약품은 대체가능한 의약품이 상당수 많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환자의 권리를 직접적으로 침해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선 회원약국에서는 미국의 모닝 에프터와 같은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 특히 농촌에 있는 약국의 경우 '게보린'이외의 다른 진통제는 전혀 듣지 않는다며 고집하는 노령인구가 많아서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호소가 들려오기도 한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없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약사의 입장에서는 도덕적인 충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 것은 단골들을 경쟁 약국에 빼앗기는 빌미로 작용하기 때문에 경영상 이유로도 이런 운동을 힘 있게 추진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도 우리는 이 운동을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 우리의 수구언론 광고의약품 불매운동은 부도덕하고 부정한 언론에 돈을 대주는 제약기업에 대한 윤리를 묻는 운동이다. 우리는 좋은 약은 좋은 기업가 정신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사회에서 사람들의 건강 역시 증진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이런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운동이 단순히 의약품불매운동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운동을 진행하다보면 언론개혁운동이라는 본류보다는 의약품 불매운동이 더 부각될 가능성을 지양해야 할 것이다. 제약회사에 대한 약사로서 국민의 한사람으로 끝없는 설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판매하는 의약품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불씨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만 한다면 국민을 설득하는 것도, 제약회사를 설득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4. 앞으로 어떻게 할까?

 

촛불이 잠잠해지는 기미가 보이자 이명박 정부는 노골적으로 방송장악에 나서고 있으며, 촛불의 진원지로 지목된 인터넷에 대한 각종 규제를 통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 하고 있다. PD수첩과 네티즌들의 불매운동에 대한 검찰의 수사도 벌어지고 있으며, 국회, 수구언론, 경찰, 방송통신위 등등 국민들의 입을 막을 수 있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탄압을 자행하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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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탄압으로 실제로 언론개혁운동이 위축된 것처럼 보이지만 밑바닥 민심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이 잠시 막강한 권력을 이용하여 국민들의 입을 틀어막고, 눈과 귀를 틀어막을 수는 있겠지만 영원히 틀어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들은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더 국민들에게 알리는 계기만 만들 공산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언론개혁은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가장 중요한 아젠다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촛불이 그것을 요구했고, 이명박 정권 스스로가 그 필요성을 들어낸 촉매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더 수구언론이 국민들 편에 서기에는 자신의 기득권을 적극 보호해줄 이명박 정부가 위태롭기에 스스로 무덤을 팔 공산이 크다. 언론으로서 역할보다는 스스로 권력과 한편이 될 길을 택하는 그들에게 이명박 정권과 함께 생명을 다하게 할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한다.

 

조중동을 구독하는 사람들 50%이상이 촛불집회를 지지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논지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느끼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계속 구독을 한다는 의미라고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조중동의 신뢰도는 모두 합쳐도 일개 포탈사이트 보다 적다는 여론조사 보고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중동의 영향력이 지금도 강력하다. 그것은 매일매일 계속되는 그들의 신문이 우리들 눈앞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황당한 거짓이라도 매일매일 노출되면 대중은 쉽게 설득되어 버릴 수 있다. 이런 지속성은 그들의 강력한 힘이다. 우리가 이들 신문을 지속적으로 보는 것을 중단하지 못하는 것은 습속에서 기인한다. 그럼으로써 그들이 만들어 논 프레임에 갇혀서 그들의 논리에 반대하던 찬성하던 그들이 제공한 틀거리에서 세상을 보게 될 수밖에 없고 이를 벗어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된다.

 

실제로 스스로 진보적이라 생각하는 활동가들 속에서도 조중동을 구독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신은 그들을 비판적으로 본다고 자부하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세상을 통해서 가부를 본다는 점에서 자기도 모르게 수구논리에 동조하는 자신을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언론개혁은 한국사회 민주개혁의 알파이자 오메가라는 점은 누차 강조해도 부족하다. 우리는 언론이 제자리를 찾기 바라는 국민들과 함께 그 길을 걸어가야 한다. 그 길속에 보건의료개혁이 있으며, 그 길 속에 건강사회를 위한 우리들의 길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더 조중동의 프레임을 걷어 차야한다. 구독거부는 그 첫걸음이다. 그리고 한겨레, 경향신문, 인터넷언론등 대안적인 언론을 지지해야한다.

 

더불어 우리 스스로 언론인이 되어야 한다. 인터넷환경은 “전 국민이 기자다”라는 구호를 현실로 구현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우리는 우리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기록하는 기록자이고, 이를 비판하는 비평가이며 칼럼니스트가 될 수 있다. 정보의 수동적인 수용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알리미가 될 수 있다. 촛불정국에서 아고라와 블로그가 그 가능성을 증명해주었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언론개혁은 우리 모두 권력의 감시자가 되어야 하고, 비판자가 되어야하고 때론 직접 행동으로 나설 때 이루어진다.

우리 건약은 1차 논평이 나온 지 한달 여가 되는 7월 22일 언론개혁관련 추가논평을 통해서 <‘진실을 알리는 언론 만들기’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실천지침>을 아래와 같이 발표하였다.

 

1. 주변에 조중동 ‘평생절독’ 선언 권유하기

2. 주변에 <한겨레>, <경향신문> ‘집단구독’ 결의 권유하기

3. 집과 직장에서 ‘조중동 없는 청정지역’ 선포하기

4. 대안언론 시민운동과 모금에 동참하기

 

우리가 마음만 다잡으면 그리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실천 활동이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촛불집회에서 나온 구호 중에 가장 마음을 울렸던 구호로 마무리 하고자한다.

 

 

“끝날 때 까지 끝난 것이 아니고 결국 질긴 놈이 승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