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이슈& 알아야할세상

이명박 이후를 준비하자.

이명박 이후를 준비하자.

_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장 송미옥

 

7월29일 이명박표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왔다.

국회 개원하기가 무섭게 한나라당 중심으로 '재산세' '종부세' '양도소득세' 감세안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의료민영화, 공공재 민영화는 없다면서 의료선진화니 공기업선진화는 차근차근하겠단다.

노무현 정권의 코드인사를 술자리 안주삼 듯 놀려대더니 언론계를 비롯한 공공기관 인사 관계는 적진을 무력으로 진압하는 점령군이나 다름없는 꼴을 보이고 있다.

혈맹이니 전략적 관계니 미래지향적 관계니 하는 이명박 외교의 무식한 실용외교는 '동네 북' 아니 '지구촌 북'이 되고 있다.

남북관계는 '남보다 못한 관계'로 한반도를 떠나 국제적 망신거리로 회자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당연히 앞으로 열거하게 될 이명박의 나라망신 꺼리가 여기서 끝날 거 같진 않다.

여기에 무슨 평가가 필요할까?

 

이명박의 출범에 무엇을 기대한 적은 없었다.

따라서 당선되기가 무섭게 공약을 지킬까봐 무서운 대통령, 출범하자마자 초 단위 퇴임시계가 작동하는 대통령이 되어 버린 민심의 향방에 관심이 더 많이 갔다.

 

그래서 이명박 출범 6개월간은 이명박을 내치기 시작한 민심의 파고를 살피고 구체적 대안을 만들어가는 광장과 인터넷의 흐름을 쫓아가는 것이 오히려 바른 평가일 것이다.

 

그 중심에 '촛불'이 있다.

 

2008년 촛불이 지닌 역사적 성과는 87년 6월 항쟁이 그러했듯이 앞으로 우리 삶의 방향을 바꾸는 나침반이 될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금부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촛불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을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87년 6월 항쟁의 목표는 단순명료하였다. '호헌철폐 독재타도'로 요약된 길거리 민심의 결과는 대통령직선제 쟁취라는 구체적 권력구조 변화를 가져왔으며 점진적으로 민간정부 민주정부 수립의 초석을 닦아놓았다.

 

하지만 2008년 촛불이 가리키는 구체적 권력구조와 정치행위는 아직까지 보이고 있지 않다. 이명박의 퇴임시계는 멈추지 않았고 이명박의 공약은 ‘대운하 잠정적 포기’ 외에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명박OUT' 으로 대표되는 우리의 목표달성은 이제부터 시작인 것이다.

'생활의 정치'로 표현되는 촛불민심은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를 넘어 우리 먹을거리 전반의 반생태적 탐욕적 식문화에 대한 경종이 되어야 한다.

'직접민주주의'로 표현되는 촛불정치는 일상의 정치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어내는 열린 의사당이 되어야 한다.

'한국판 68혁명'으로 표현되는 촛불항쟁은 낡은 자본주의 체제를 회의하게 하고 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대안의 체계, 대안의 문화 찾기로 나아가야 한다.

 

87년 항쟁의 주역으로 떠받들어진 386세대가 권위주의 정부의 끝자락에 매달려 ‘세계화의 덫’에 갇힌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운동본부’가 아닌 ‘대책회의’ 컴퓨터 몇 대로 진행된 지도부 없는 항쟁, 축제 같은 시위문화가 이미 지난 20년의 시위 주체를 바꿔놓은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더욱 더 분명해졌다.

 

촛불광장에 나와서도 웃을 수 없었다던 김경욱 ‘이랜드’ 노조위원장의 말을 우리는 새겨야 한다. 수입이 끊겨 전기까지 끊긴 조합원의 방을 밝히던 촛불생각 때문에 광장의 촛불이 자신에게는 숙연해졌다던 노조위원장의 막막함을 이해해야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에이즈보다 더 무서운 광우병’이라는 피켓을 웃으면서 들고 나온 일부 대학생집단의 몰감수성과 그 피켓을 보고 촛불광장이 즐겁지 않았던 에이즈환자와 그 친구들의 우울증 사이의 간극을 예리하게 들여다 봐야 한다.

 

촛불이 밝히지 못했던 우리 사회의 고질적 따돌림 현장에 촛불이 들어갈 때만이 진정한 '촛불의 진화'는 시작되는 것이다. 촛불을 여기서 멈출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명박 이 후의 준비는 바로 이에 대한 대안을 찾을 때만이 의미 있는 것이다.

 

따라서 ‘촛불의 진화’는 지금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