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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슈& 알아야할세상

이런 책 어때요? - 전염성 탐욕


전염성 탐욕』-기만과 위험의 금융활극과 시장의 부패 Infectious Greed : how deceit and risk corrupted the financial markets (필맥, 2004)

 

 

이 책을 보면 먼저 책 두께가 너무나 두꺼워서 이걸 다 읽을 수 있겠나(?) 라는 불안감과 감염, 증식, 확산이라는 책 목차를 보면서 바이러스 책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불러일으키면서 책 두께의 불안감을 뛰어 넘을 수 있다는 근거 없는 낙관도 불러일으키는 상반된 느낌을 준다.

 

이 책을 산 이유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공항 비스무레한 현상의 주범인 월스트리트의 비밀을 쉽고 흥미진진하게 폭로한 책이라는 이유 때문이며 2월부터 시작한 자통법에 대한 우려 때문에 그 현상에 대하여 좀더 알고 싶은 나만의 주체할 수 없는 욕구 때문이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 느낀 점은 이 책의 저자가 월가에서 잘 나가는 딜러였으며 금융부정 사건을 다룬 변호사 경력을 가졌던, 즉 생생하게 글을 전개할 수 있는 경험과 탁월한 능력을 가기 때문에 나 같은 비전공자도 그렇게 어렵지는 않게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 보면 20세기 말과 21세가 초의 15년 동안 금융시장에서 발생한 세 가지 주요 변화를 추적한다. 그 첫 번째 변화는 금융수단들이 더욱 더 복잡해지고 ‘지하화’됐다는 것이다. 이익을 조작하고 규제를 피하기 위해 금융공학이 점점 더 많이 활용된 탓이다. 두 번째 변화는 기업에 대한 통제와 소유가 서로 더욱 더 괴리됐다는 점이다. 세 번째 변화는 시장의 탈규제가 진전돼 금융부정이 별로 징계를 받지 않게 됐다는 점이다.

 

1990년대 말 금융시장의 변화를 일으킨 단초는 파생상품의 발달이다. 파생상품은 기존의 회계적 개념에서는 속하지 않는 새로운 개념으로써 기존의 개념과 이에 의존하는 낡은 규제 하에서는 감독할 수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금융 산업 종사자들은 보다 파생상품에 집착하였고 자신들의 탐욕을 절제하지 못하고 도덕적으로 해이해지면서 시장전체를 파괴하는 방향으로 치달았다. 이러한 결과에는 시장은 효율적이라는 맹신에 빠진 경제학자들과 어설픈 규제를 남발함으로써 오히려 더욱 시장을 왜곡시킨 규제당국 그리고 시장의 위험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고수익의 광기에 빠져버린 우매한 대중들도 한 몫을 했다. 처음에는 통제 가능 했지만 점점 커져버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최고의 금융천재들로만 구성된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조차도 그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금융환경 속에서 파멸하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고수익을 내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예가 있으나 그중 하나인 장기 주가지수 옵션(long-term stock-index option)을 이용하여 고수익을 올리는 방법에 대한 부분을 잠시 소개해 보겠다.

 

금리스왑 거래의 수익률이 크게 낮아지자 뱅커스트러스트는 변화를 시도한다. ‘장기 주가지수 옵션(long-term stock-index option)’이 그것이다.

 

특정 주식 종목을 대상으로 하는 “옵션”은 그 구매자에게 미래의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그 종목을 팔거나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예를 들어 ‘6월 100 IBM 콜’은 6월에 주당 100달러에 IBM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만약 6월에 100달러를 주고 IBM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1월에 50달러를 주고 샀다고 가정해보자. 만약 이 주식이 6월에 200달러까지 올라간다면 100달러의 시세 이익을 챙기며 50달러의 실제 이익을 남길 수 있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것을 사는 동시에 고평가된 것을 파는 거래를 차익거래(아비리지, Arbitrage)라고 한다. 뱅커스트러스트는 이러한 차익거래를 이용해 일본의 닛케이 225 지수에 대해 유럽의 투자자들, 캐나다의 은행들, 일본의 생명보험회사들로 이어지는 릴레이 베팅을 이뤄냈다.

 

뱅커스트러스트는 ‘주식 파생상품’이란 이름으로 이와 비슷한 방식의 짝짓기 거래를 여러 가지 선보이며 단 1주일 만에 5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리고 1989년 모두 2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게 된다......... 단 2주만에

 

이 책의 제목처럼 문제는 탐욕스러운 딜러들이고 이를 규제하지 못한 당국인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이익을 올리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부추기는 “자본주의”라는 구조적 모순이다. 결국 해결책 자체가 자본주의의 모순을 극복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물론 많은 시간과 투쟁이 필요하겠지만....

 

2월부터 시작된 자통법으로 인하여 우리나라도 미국 같은 전철을 밟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이런 때에 개인적으로나 조직적으로 이것을 피 할 수 있고 현명하게 대처 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이 책에 있다고 감히 말 할 수 있다. 바로 “전염성탐욕”속에.....꼭 일독을 해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