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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슈& 알아야할세상

제주도의 푸른 밤, 영리병원 도입중단 촛불로 밝혀내...



요즘 기상청의 엇박자 일기예보가 아직 정상을 찾지 못했는지 제주도에 비가 온다는 예보에도 불구하고 비행기에 내릴 때부터 후덥찌근+뙤약볕 날씨가 하루 종일 계속됐습니다. 어제(23일) 아침 9시 40분쯤에 제주공항에 내려 달리다시피 도의회로 가 ‘제주도에서부터 국내영리병원 도입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주요 방송사를 포함하여 제주도에 있는 모든 언론사가 다 온 것 같은 카메라 플래시에 제주도의 지대한 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간단한 아점을 먹고 자전거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건강연대 소속 서울에서 내려간 11명(건약 대표주자 저 포함)과 제주도 대책위 분들과 함께 20여명이 늦은 오후까지 제주도 시내 곳곳을 누볐습니다. 중간 중간 상가가 밀집한 곳이나 사람이 많이 있는 곳에서 유인물을 나눠주며 제주시민들의 반응도 살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영리법인 병원 도입에 우려를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소불위의 제주도지사가 통, 반장 책까지 동원한 조직적인 찬성 홍보에 오늘과 내일 진행될 여론조사 결과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중간에 내리막길에서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님이 ‘자전거 운전 미숙’으로 넘어져 찰과상을 입기도 했지만 의료민영화 저지를 위한 자전거 행진은 계속되었습니다. 늦은 식사를 하고 제주도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노총, 정당 등이 준비한 촛불집회에 참여했습니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제주도의 푸른 밤을 밝혀낼 많은 촛불이 모였습니다. 집회 초반에 제주도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오늘 우리가 하루 활동한 내용을 말씀드렸는데 몇 차례나 박수를 보내주셨습니다. 비행기 시간 때문에 끝까지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따뜻한 제주도민들의 숨결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햇볕에 잘 익은 양쪽 팔뚝을 훓어 보며 밤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의 아름다운 하늘과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제주도에서의 영리병원 첫 도입은 의료민영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첫 번째 수순입니다. 이를 막아내기 위한 우리들과의 첫 번째 싸움인 셈 이구요. 의료이용의 보장성을 높일 것인가 아니면 낮아지는 데로 놔둘 것인가 하는 기로에 서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번 제주도 싸움에서 꼭 우리가 바라는 데로 좋은 결과를 내서 더 이상은 정부에서 ‘선진화’ ‘산업화’ 하는 이야기를 입밖에 내지 못하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