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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가 보는 세상

[藥자지껄 #1] 게보린, 그대가 ‘유럽인의 두통약’이었더라면? 건약의 藥자지껄 #1 ‘건약의 藥자지껄’을 시작합니다. 건약이 알리고 싶고, 그리고 누구나 알았으면 싶은, 그런 약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려고 합니다. 좋은 약, 나쁜 약, 우스운 약, 불쌍한 약, 억울한 약 등등 약은 스스로의 역사와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약의 역사와 이야기는 우리에게 어떤 약이 위험한지, 안전한지 알아볼 수 있도록 합니다. 하지만 종종 이런 이야기들은 숨기고 감춰집니다. 안전한 약을 먹기 위한 우리의 노력, 건약의 藥자지껄이 시작합니다! 1. 게보린, 그대가 ‘유럽인의 두통약’이었더라면? 유럽연합 의약청은(EMEA)은 작년 10월 ‘다본’(Dextropropoxyphene)이라는 진통제를 유럽 시장에서 철수시키기로 결정했다. 다른 진통제보다 월등한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면서 과량 .. 더보기
'먹을 수 없는 약'도 약인가 '먹을 수 없는 약'도 약인가 새로운 약에 대한 특허권, 거의 누구나 한번쯤은 들은 이야기일 것이다. 제약회사가 새 약을 개발하는 데 투자를 하게 하고, 개발에 투자된 비용을 보상해주기 위해 20년 동안 독점권을 주는 것이다. 이 기간에는 그 누구도 같은 약을 만들 수 없다. 특허권을 가진 제약회사가 아무리 높은 가격을 매겨도 이는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권리가 된다. 만약 그 약물이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면 환자들은 약이 있어도 돈 때문에 죽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이다. 글리벡은 노바티스라는 스위스계 제약회사에서 개발한 백혈병 치료제다. 이전에 백혈병의 유일한 치료법은 골수 이식이라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높고 기증자를 찾기도 힘든 단점이 있.. 더보기
백신생산, 정부가 팔 걷어야 백신생산, 정부가 팔 걷어야 전세계에서 최근 유행하고 있는 신종 인플루엔자A(H1N1)에 의한 사망자가 7월 말 기준 1154명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사망자는 없으나, 지난 7일 기준 1600여명이 감염됐다. 최근에는 이와 더불어 에이(A)형 간염도 20~30대를 위협하고 있어 감염병에 대한 공포가 우리나라를 휘감고 있다. 급속한 세계화로 더욱 확산 속도가 빨라진 전염병은 앞으로 각 나라 또는 국제사회가 극복해야 할 새로운 과제와 도전이다. 우리나라는 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전염병을 1, 2, 3종으로 나눠 몇몇 병에 대해서는 국가에서 의무적으로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예방 백신 공급에 대한 국가의 역할은 필수불가결하다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영국, 독일 등 유럽 각국은 대상 국.. 더보기
그 '기능식품' 몇이나 효과봤나 그 '기능식품' 몇이나 효과봤나 건강기능식품 광고는 신문이나 케이블 방송 등 대중매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를 보다 보면 마치 건강기능식품이 만성질환을 치료하고 건강 회복을 곧 가져다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현실을 반영하듯 건강기능식품은 국민 10명 가운데 1명이 먹고 있고, 2007년 매출이 6800억원을 넘길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빠른 성장만큼 문제점도 끊이질 않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허위·과장 광고이다. 2009년 초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를 보면 홈쇼핑 건강기능식품 광고의 75%가 허위·과장 광고라고 한다. 건강기능식품 제조회사는 몇몇 논문과 임상 사례를 근거로 들며 효능이 있는 것처럼 영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런 임상.. 더보기
신세대도 피임약은 ‘옛것이 좋아’ 신세대도 피임약은 ‘옛것이 좋아’ 본 글은 한겨레신문 건강2.0에 [약 알고 먹자] 고정 칼럼으로 진행된 내용입니다. 칼럼은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회원(약사)들이 중심이 되어, 그동안 제기된 여러가지 의약품 안전성, 접근성 문제를 심화시킨 내용입니다./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1960년대에 최초로 개발된 피임약은 인류의 위대한 발명 121가지 가운데 하나로 선정될 만큼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먹는 피임약의 개발로 여성들은 임신을 피하거나 조절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다. 이 때문에 먹는 피임약을 20세기 여성해방을 낳게 했던 세기의 발명품이라고도 한다. 시간만 잘 지켜서 먹는다면 피임 성공률이 약 98%로 높아, 현재 피임약은 전세계적으로 약 1억명의 여성들이 먹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피임약.. 더보기
턱에 맞은 보톡스, 폐로 간다면? 턱에 맞은 보톡스, 폐로 간다면? 본 글은 한겨레신문 건강2.0에 [약 알고 먹자] 고정 칼럼으로 진행된 내용입니다. 칼럼은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회원(약사)들이 중심이 되어, 그동안 제기된 여러가지 의약품 안전성, 접근성 문제를 심화시킨 내용입니다./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자글자글한 주름을 말끔히 펴 주고 말더듬증도 고쳐줄 뿐만 아니라 편두통이나 요실금, 전립선 비대증까지 모두 40가지가 넘는 효과를 가진 약이 있다면 우리는 주저하지 않고 이를 ‘명약’이라 이를 것이다. 어느 날 의사나 약사들이 보는 의학 전문지의 광고에 이 명약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광고 속 전신 사진에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느 한 곳에서도 이 명약이 작용하지 않는 곳이 없었다. 이 약은 바로 흔히 보톡스라 하는 ‘보툴리눔 독소 주사’.. 더보기
‘장수 의약품’도 다시 보자 ‘장수 의약품’도 다시 보자 본 글은 한겨레신문 건강2.0에 [약 알고 먹자] 고정 칼럼으로 진행된 내용입니다. 칼럼은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회원(약사)들이 중심이 되어, 그동안 제기된 여러가지 의약품 안전성, 접근성 문제를 심화시킨 내용입니다./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수십년 동안 ‘한국인의 두통약’으로 쓰였던 ‘게보린’은 올해 3월부터 짧은 기간만 사용할 수 있는 약으로 허가사항이 변경됐다. 이 약에 들어 있는 특정 성분이 혈액질환이나 의식 장애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례로 ‘콘택 600’이 있다. 50년 넘게 사용됐던 이 약은 2004년 이른바 피피에이(PPA) 사건으로 유명세를 더했는데 드물지만 부작용으로 뇌졸중이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 아예 허가가 취소됐다. 보통 판.. 더보기
약 권할 수밖에 없는 사회 약 권할 수밖에 없는 사회 본 글은 한겨레신문 건강2.0에 [약 알고 먹자] 고정 칼럼으로 진행된 내용입니다. 칼럼은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회원(약사)들이 중심이 되어, 그동안 제기된 여러가지 의약품 안전성, 접근성 문제를 심화시킨 내용입니다./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난히 약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흔히 술 권하는 사회만큼이나 ‘약 권하는 사회’라는 말을 들을 정도다. 그런데 이에 대한 원인을 진단하고 해법을 찾는 것은 제각각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약에 대해서 유난히 관대하고 선호하는 국민성을 꼽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이의 해법으로 약을 먹을 때 전문가와 상담하라는 권유도 잊지 않는다. 비전문가의 잘못된 정보에 의존하지 말고 전문가인 의사나 약사의 도움을 받으라는 것이다. .. 더보기
집안의 폐의약품은 약국으로 집안의 폐의약품은 약국으로 본 글은 한겨레신문 건강2.0에 [약 알고 먹자] 고정 칼럼으로 진행된 내용입니다. 칼럼은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회원(약사)들이 중심이 되어, 그동안 제기된 여러가지 의약품 안전성, 접근성 문제를 심화시킨 내용입니다./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약국 근처에 안과가 많다 보니 안약 처방을 받고 가는 환자들이 많다. 이들 가운데 많은 수가 쓰다 남은 안약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곤 한다. 다른 약보다 안약은 쓰다가 남는 경우가 많고 개봉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안약이 항생제와 스테로이드가 주요 성분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요즘은 약국에 폐의약품을 수거하는 함들이 있어 이곳에 버리도록 하고 있다. 얼마 전 서울에 있는 약국에서만 11.7t에 달하는 폐의.. 더보기
우울증 일으키는 우울증약 우울증 일으키는 우울증약 본 글은 한겨레신문 건강2.0에 [약 알고 먹자] 고정 칼럼으로 진행된 내용입니다. 칼럼은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회원(약사)들이 중심이 되어, 그동안 제기된 여러가지 의약품 안전성, 접근성 문제를 심화시킨 내용입니다./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이제 거의 한 달이 됐다. 거의 대부분의 국민이 너무나 슬펐고, 억울하고, 화나고, 미안해했다. 그나마 광장에서 모여 함께 슬퍼하고 공감하면서 슬픔과 충격을 서서히 극복하고 있다. 우울은 슬프고 불행한 감정을 말한다. 이런 기분이 일정 기간(보통 6달) 지속되는 것이 우울증이다. 좌절을 겪을 때 나타나는 정상적인 감정 반응이기도 하다. 인생의 생로병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므로 누구나 겪을 수 있기에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는 것도 그 이유이다. 많은 .. 더보기